우중캠핑 준비물 (타프, 방수장비, 일기예보)
캠핑을 시작하면서부터 비 오는 날 캠핑이 낭만적일 거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타프 밑에서 파전 굽고 빗소리 들으면 신선놀음이죠. 그런데 철수하는 날 시간당 30mm 폭우를 맞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우비도 없고 젖은 텐트를 쌀 비닐조차 안 챙겨간 제 모습이 얼마나 무모했는지요. 일반적으로 우중캠핑은 준비만 잘하면 시원하고 운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철저한 사전 준비 없이는 낭만보다 고생이 훨씬 큽니다.
일기예보와 강수량 체크가 우선입니다
캠핑을 떠나기 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일기예보 확인입니다. 저는 그 전까지 캠핑 갈 때 일기예보를 한 번도 안 봤는데, 철수일에 폭우를 맞고 나서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특히 강수량(precipitation)과 풍속을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강수량이란 일정 시간 동안 내린 비의 양을 밀리미터(mm) 단위로 나타낸 수치로, 시간당 10mm 이상이면 체감상 꽤 세게 내리는 비입니다.
제가 철수하던 날은 시간당 30mm였고, 철수하는 데만 3시간이 걸렸습니다. 전문가가 아니라면 예상치 못한 날씨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강수량이 시간당 20mm를 넘거나 풍속이 초속 10m 이상 예보된 날에는 캠핑 일정을 다시 고려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기상청 날씨누리(출처: 기상청)에서 시간대별 강수량과 바람 예보를 상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비 오는 날도 캠핑을 즐길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초보자라면 강풍이 예정된 날은 피하는 게 최선입니다. 폴대가 빠지거나 물건들이 날아다니면서 다칠 수도 있거든요. 미리 철수하거나 장팩(guy line)과 스트링(tensioning cord)으로 텐트를 단단히 고정해야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타프 설치가 우중캠핑의 핵심입니다
우중캠핑에서 타프(tarp)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타프란 천막 형태의 차양막으로, 텐트 위나 옆에 추가로 쳐서 비를 막고 활동 공간을 확보하는 장비입니다. 텐트만 가지고 가면 활동 범위가 텐트 안으로 극도로 제한되지만, 타프를 치면 그 아래서 요리도 하고 짐도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저는 비가 온다는 예보를 보면 요즘은 캠핑장 자체적으로 타프가 쳐져 있는 곳 위주로 예약합니다. 그게 여의치 않다면 반드시 개인 타프를 챙겨가고, 제일 처음 타프를 설치하고 제일 마지막에 철수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이렇게 하면 텐트와 다른 장비를 타프 아래서 보호하며 설치하고 철수할 수 있어 젖는 걸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쉘터(shelter) 형태의 대형 타프도 좋습니다. 쉘터는 측면까지 막을 수 있는 구조라 빗물이 튀는 것까지 막아주죠. 타프나 쉘터를 설치할 때는 경사를 잘 잡아서 빗물이 한쪽으로 흘러내리도록 해야 물이 고이지 않습니다. 물이 고이면 타프 천이 처지거나 찢어질 수 있거든요.
방수 장비와 예비 의류는 생존 필수품입니다
방수력(waterproofness)은 우중캠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방수력이란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막는 능력을 뜻하는데, 텐트와 의류 모두 충분한 방수 성능을 갖춰야 합니다. 그라운드 시트(ground sheet)를 텐트 아래 깔면 바닥에서 올라오는 습기와 물을 막아줍니다. 저는 이걸 깔지 않았다가 텐트 바닥이 축축해진 경험이 있어서, 지금은 반드시 챙깁니다.
방수 자켓과 팬츠도 필수입니다. 가벼운 비라도 계속 맞으면 옷이 다 젖고, 젖은 옷은 체온을 급격히 떨어뜨립니다. 예비 양말과 속옷도 여러 벌 챙겨가세요. 샌들이나 슬리퍼가 있으면 주변을 돌아다닐 때 신발이 젖는 걸 막을 수 있어 유용합니다.
우비도 같이 챙겨주는 게 중요합니다. 저는 우비 없이 갔다가 철수할 때 온몸이 흠뻑 젖었거든요. 커다란 김장 비닐 같은 두꺼운 비닐도 필수입니다. 젖은 텐트를 싸서 다른 장비가 젖지 않게 보관할 수 있습니다. 방수 커버나 드라이색(dry sack), 지퍼백도 챙기면 짐을 분류해서 보호할 수 있습니다.
- 그라운드 시트: 텐트 바닥 습기 차단
- 방수 자켓과 팬츠: 체온 유지 핵심
- 예비 의류 여러 벌: 양말, 속옷 필수
- 우비와 비닐: 철수 시 생명줄
- 방수 커버와 드라이색: 짐 보호용
텐트 설치 위치 선정이 안전을 좌우합니다
우중캠핑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은 텐트 위치입니다. 장마철에는 예상치 못한 폭우로 급류나 침수 위험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저지대(lowland), 특히 계곡이나 하천 인근은 절대 피해야 합니다. 저지대란 주변보다 낮은 지형을 뜻하는데, 비가 오면 물이 모여들어 순식간에 침수될 수 있습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출처: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산사태 위험 지역이나 급경사면 근처도 피해야 합니다. 토양이 물을 머금으면 무너질 위험이 크거든요. 평지보다 약간 높은 곳에 텐트를 설치하고, 텐트 가장자리에 고랑을 파서 물이 빠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흡수가 빠른 행주나 타월도 챙겨가세요. 텐트 안이나 타프 아래 물기를 제거할 때 유용합니다. 방수 기능이 있는 헤드 랜턴도 필요하고, 대형 쓰레기봉투나 큰 비닐은 젖은 옷, 장비, 쓰레기를 따로 보관하기 좋습니다. 이런 소소한 것들이 실제로는 큰 차이를 만듭니다.
우중캠핑은 조금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분명 있지만, 준비만 철저히 하면 여름 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캠핑이 될 수 있습니다. 진정한 캠핑의 꽃은 우중캠핑이라는 말도 있죠. 타프 밑에서 토닥토닥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파전 한 장 구워 먹는 순간, 그동안의 준비가 헛되지 않았다는 걸 느낄 겁니다. 다만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점,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