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캠핑팁 (장소 선정, 텐트 설치, 습기 관리)
작년 여름, 저는 일기예보를 너무 생각없이 봤습니다. "때때로 비가 온다"는 예보를 보고 출발했는데, 캠핑장에서는 거의 폭우 수준이었습니다. 텐트 설치하는 동안 속옷까지 흠뻑 젖었고, 결국 차박으로 전환해야 했습니다. 그날 새벽에는 100mm가 넘는 비가 쏟아졌다고 하더군요. 비 오는 날 캠핑은 낭만적이지만, 준비 없이 떠나면 낭패를 보기 쉽습니다. 장소 선정부터 텐트 설치, 습기 관리까지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해봤습니다.
장소 선정
비 오는 날 캠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캠핑장 선정입니다. 저도 처음엔 계곡 옆이 시원하고 좋을 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가보니 물가는 정말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계곡이나 강가는 평소엔 물놀이하기 좋지만, 비가 많이 오면 상류에서 갑자기 물이 불어나 순식간에 고립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장마철마다 뉴스에서 "불어난 물로 고립된 캠핑객 구조" 같은 뉴스가 나오는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산 쪽도 피해야 합니다. 산사태 위험 때문인데요, 특히 우리나라 산은 화강암 지대가 많아 토양이 빗물에 쉽게 유실됩니다(출처: 산림청). 비가 많이 오면 지반이 약해지면서 토사가 무너질 가능성이 큽니다. 제 경험상 가장 안전한 곳은 평지에 위치한 일반적인 오토캠핑장 이었습니다. 배수 시설이 갖춰져 있고, 전기 사용이 가능해 습기 관리에도 훨씬 유리했습니다.
- 물가(계곡, 강가)는 절대 피할 것 - 급류 위험
- 산 쪽은 토사 유실 가능성 때문에 위험
- 평지 오토 캠핑장이 가장 안전 - 배수 시설 완비
- 전기 사용 가능 여부 사전 확인 필수
텐트 설치
타프(Tarp) 설치는 비 오는 날 캠핑의 핵심입니다. 타프란 비와 햇빛을 막기 위한 방수천으로, 텐트 위나 별도 공간에 설치하는 대형 천막을 뜻합니다. 저는 그날 비행기 모양으로 타프를 쳤는데요, 이렇게 하면 빗물이 중앙에 고이지 않고 양쪽으로 흘러내립니다. 타프는 반드시 방수 재질로 준비해야 하고, 폴대를 튼튼하게 고정해야 합니다. 바람이 강하면 폴대가 뽑히는 경우가 많거든요.
방수포(Ground Sheet) 사용법도 중요합니다. 방수포는 텐트 바닥에 깔아 지면의 습기를 차단하는 용도인데, 잘못 깔면 오히려 빗물이 고이게 됩니다. 저도 처음엔 텐트보다 크게 펼쳤다가 빗물이 방수포 위로 흘러들어와 텐트 바닥이 물바다가 된 적이 있습니다. 방수포는 반드시 이너텐트(Inner Tent, 텐트 내부 천막) 크기에 딱 맞거나 조금 작게 펼쳐야 합니다. 이너텐트란 외부 플라이(Fly, 겉천)와 별도로 내부에 설치하는 텐트로, 보통 사람이 자는 곳을 말합니다.
캠핑용품도 철저히 챙겨야 합니다. 텐트와 타프는 기본이고, 방수포와 여벌 수건은 필수입니다. 특히 캠핑장에서 전기를 쓸 수 있다면 헤어드라이기를 꼭 챙기세요. 저는 이걸 안 가져갔다가 젖은 옷과 침낭을 말리느라 고생했습니다. 키친타월이나 신문지도 넉넉히 준비하면 텐트 바닥 물기 제거에 유용합니다.
습기 관리
비 오는 날 캠핑에서 가장 불편한 건 습기입니다. 저는 전기장판과 온풍기를 가져갔는데, 잘 때는 충분히 따뜻했지만 낮 동안 텐트 안은 눅눅했습니다. 결로(Condensation) 현상 때문인데요, 결로란 따뜻한 공기가 차가운 표면에 닿으면서 수증기가 물방울로 응결되는 현상을 뜻합니다. 텐트 안쪽 천에 물방울이 맺히는 게 바로 결로입니다.
이걸 최소화하려면 바닥 단열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은박 매트와 두꺼운 방수 매트를 깔았는데,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확실히 차단할 수 있었습니다. 환기도 필수입니다. 비 때문에 텐트를 완전히 닫으면 내부 습도가 급격히 올라가 결로가 심해집니다. 텐트 위쪽 환기창을 조금이라도 열어두면 공기 순환이 되면서 습기 체감이 확 줄어듭니다.
캠핑용 제습제도 은근히 효과적입니다. 제습제 캔이나 석회 제습제를 텐트 구석에 두면 습기를 어느 정도 흡수해줍니다. 휴지나 신문지를 돌돌 말아서 구석에 놔두는 것도 임시방편으로 괜찮습니다. 전기 히터는 공기를 데우는 효과가 있어 습기 체감을 줄여주고, 전기장판은 체온을 따뜻하게 해주니까 둘을 함께 쓰면 조합이 좋습니다. 다만 안전을 위해 환기는 조금이라도 꼭 유지해야 합니다.
추가로, 낮에 비 오는 동안 텐트 안에서 오래 머물 경우 양말 여분과 얇은 담요를 충분히 챙기는 게 좋습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라면 눅눅한 느낌을 최소화해야 컨디션 관리가 쉽습니다. 저는 비가 많이 오는 날은 저녁까지만 놀고 집에서 잤는데, 만약 하룻밤을 보냈다면 큰 텐트 안에 원터치 텐트를 한 번 더 설치하고 그 안에 히터와 전기장판을 놓는 이중 구조가 더 나았을 것 같습니다.
정리하면, 비 오는 날 캠핑은 낭만적이지만 철저한 준비 없이는 불편함이 훨씬 큽니다. 물가와 산 쪽은 피하고 타프와 방수포는 제대로 설치하고, 바닥 단열과 환기로 습기를 관리하는 게 핵심입니다. 저처럼 예상보다 비가 많이 온다면 과감히 차박으로 전환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음번엔 준비물을 잘 갖춰서 다시 우중캠핑에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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